주택관리사의 길이란...

2021.1월 중순...50이 되면서...

은퇴후에 뭘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약 800여개가 넘는 국가자격증을 뒤져 보고...

일반회사를 다니던 중년 은퇴자가 할 만한 자격증을 찾아 본 결과 공인중개사냐 주택관리사냐의 갈림길에 다다랐다.

남들이 왜 이거중에 고민하는지..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평생 남의 돈만 받아오던 습관 탓인지...태생이 사업 체질은 아닌 것인지...

점포 알아보고 고객 관리하고 매출 올리고...임대료 내고 내 인건비까지 건져야 하는 사업성 짙은 공인중개사보다는...

크지 않은 금액일지라도 그래도 내 할일 하면 꼬박 꼬박 월급 받을 수 있는 주택관리사가 낫지 않겠냐 싶었다.

Risk도 없을테고.

 

해커스, 에듀윌...왤케 비싼지. 

안 그래도 돈이 궁한 예비은퇴자 주머니 털자는 비즈니스는 왜 이렇게나 많은지.

저렇게 광고를 해 대니...당연히 비싸겠지...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경기도에서 제공하는 지식 사이트에선 강의가 무료였던 듯.

어쨌든 큰 비용 들이지 않으려고, 무료 강의하는 공인모를 듣기 시작한 게 1월말.

교재를 사고 손 놓은지 오래된 공부를 시작했다.

 

1차 시험을 통과 하고, 9개월만에 2차까지...숨차게 달려간 듯.

이런 공부는 이제 두번 다시 못하겠다...그러니 한번에 끝내자란 생각으로...

정말 하루 꼬박 평균 8~10시간씩 매달린듯하다. 왜 이렇게 돌아서면 까먹고...다시 보면 새로운지.

간만에 궁뎅짝에는 뾰루지가 자기의 존재를 잊지 말라고나 하듯이...하루 건너 하나씩 생긴다.

1주일에 하루만 쉬자...그래서 일요일만 쉬었다. 

 

9개월만에 동차 합격하고 나니...뭔가 해냈다 싶은 마음에 기쁘기도 했지만, 왜 이렇게 진이 빠지던지.

이건 내 인생에 있어...마지막 공부다. 끝냈다... 싶었다.

주택관리사 모임은 왜 이렇게 많은지...네이버 카페, 밴드 모임, 지역 모임...등등

왜이리 다들 열정적인지...카페든 밴드든 단톡이든...다들 열심히 뭔가 공유한다.

또 다른 정보가 매일같이 차고 넘친다.

 

여기 저기 귀동냥을 해 보니...무경력자는 주택관리사(보)에 보자 떼기가 쉽지 않단다.

경력이 없어 받아 주지 않으니.

그래서 공채 합격을 받드시 해야 한다고...이런 덴당.

 

그러려면, 소방안전관리자를 따야 한다는 둥...전산회계를 따야 한다는 둥...조경관리사를 미리 따두라는 둥...

주택관리사 공부가 내 인생 마지막 공부라고 생각했었는데...니미럴.

이럴 줄 알았으면...아예 시작을 말 것을.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도 은퇴 후에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래...이왕한 거 하는데까지 해 보자란 생각으로.

또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을 준비했다.

1주일 수강을 하고 새벽같이 인천까지 가서 시험을 보고. 다행히 바로 붙었다.

전산회계 1급도 공부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모의고사를 치르고...

또 다행히 바로 붙었다.

이제 정말 다 한 거겠지? 이제 은퇴 후에는 최소한의 직업이 하나 준비 된 걸까?

 

그러나...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젠 공채 준비.

우리, 세화, 광인, 대원, 율산, AJ...왤케 많은지. 

난 하나만 해야겠다..싶었다. 멀리 가기도 싫었다.

그래서 11월중순 동네에 있는 한 곳만 지원했다. 우리관리주식회사.

나름...이 업계에서는 1위라니. 머...

 

서류전형을 보고, 면접을 보고, ppt를 하고, OJT까지...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교육 참...그 연배의 사람들을 20대 사회 초년생 다루듯이...이건 뭐 신병 교육대 다시 들어간 느낌?

국기에 대한 경례는 대체 왜 아직도 하는 걸까? 사가 제창이라니...기가 찬다.

그래도...머. 참아보자...했다.

 

OJT수료증까지 받고서는 이제...더 하는 건 없다.

오히려...초반에는 귀찮을 정도로 전화가 온다. 여기 단지 가실래요? 하는...

 

난...당분간 못 한다.

다른 일반 회사로 이직을 했기에.

아직은 그래도...주택관리사보다는 벌이가 좀 더 낫기에.

그래서...시험은 다 봤지만, 공채는 붙었지만, 아지고 주택관리사가 뭔지 모른다.

 

언젠가는 써 먹을 날이 오겠지...